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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키보드 리뷰

체리 G80-3474 갈축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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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이번 리뷰는 역사와 근본의 체리 G80 시리즈 입니다. 우연히 당근을 통해 구형 모델을 입수 하게 되어서 체리의 무보강 갈축의 맛은 어떤 타건감일지 궁금했습니다. 현재 판매중인 3494는 갈축 모델의 재고가 없어서 중고품을 구해서 대체하게 되었습니다. 왜 꼭 내가 노리고 살라고 하는 키보드들은 단종인건가...

 

 

 

 

 

디자인

 

블로그 이전한 이후로 어쩌다 보니 레트로 컨셉의 키보드들만 골라 리뷰하게 되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체리의 3474는 가장 덩치가 크고 배젤이 넓습니다.

 

 

 

 

 

 

중고품이다 보니 사용감이 제법 있는 편이고, 체리 키보드 답게 ABS 재질의 키캡이다 보니 번들거리고 각인의 색감이 많이 바래있습니다. 하단 모디열과 스페이스바는 중고거래를 했던 이전 주인분 께서 별도로 달아놓은 키캡입니다.

 

 

 

 

먼지 제거와 스테빌 윤활이 필요해 보입니다. 하우징을 잘 살펴보니 분해가 쉬운 똑딱이 방식의 결합방식이라 비교적 쉽게 분해가 가능해보이는 군요.

 

 

 

 

배젤이 워낙 넓어서 두께도 크고 둔탁해 보이지만 실제 높이는 이전에 리뷰한 큐센 키보드들과 비슷하거나 살짝 낮은 수준입니다. 저는 손목 보호를 위해 팜레스트를 항상 받쳐놓고 사용중이긴 하지만, 팜레스트가 없는 분들은 손목에 무리가 올 수 있겠네요.

 

 

 

 

체리의 기본 키캡은 ABS재질입니다. 클래식 G80시리즈는 이중사출도, 염료승화도 아닌 실크각인입니다. 그래서 겉보기엔 멤브레인 키보드와 비슷해 보이기도 합니다. 특히나 이번에 리뷰하는 3474는 중고품이기 때문에 사용감과 ABS 특유의 번들거림이 있습니다. 좋게 말하면, 빈티지한 맛이 살아있고, 나쁘게 말하면 기계식인지 멤브레인인지 모를 빈티가 납니다. 다만, 체리의 ABS 키캡은 두께가 제법 두껍고, ABS 치고는 중량감도 있는 편이라 각인을 제외하면 전체적인 키캡의 퀄리티는 괜찮습니다.

 

넘패드 상단의 인디케이터는 옛날 키보드 스러움의 정점입니다. OG104처럼 딱히 레트로 느낌을 살리는 스티커가 없어도 빛바랜듯한 폰트와 초록색의 RGB 인디케이터가 꼬맹이 시절 처음 봤던 윈도우 98 컴퓨터를 생각나게 합니다.

 

 

키감

 

무보강 빌드의 체리 키보드 답게 통울림과 우렁찬 타건음이 시원하게 들립니다. 저는 대체로 통울림에 대해선 부정적인 편인데, 체리의 무보강 키보드 처럼 기계식 특유의 시원한 맛이 살아있는 통울림은 나름 즐길만 합니다.

 

 

 

 

지금 널리 쓰이는 MX나 MX2A 갈축과 비교하면 묘하게 걸림이 약합니다. 이건 중고라서 사용감 때문에 걸림이 약하게 느껴지는 것인지, 원래 구형 갈축의 걸림이 지금보다 약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키캡은 ABS재질이긴 하지만, 요즘 판매하는 MX Board 시리즈의 ABS 키캡보다는 두께감도 있는 편이라 꽤 괜찮은 소리를 만들어 줍니다. 무보강 빌드에 적합한 고음의 타건음을 만드는 느낌입니다.

 

 

먼지 제거를 위해 키캡을 탈거하다 스테빌도 실수로 같이 뽑혀버렸습니다. 다행히 무보강이라 다시 재결착 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중고품 특유의 사용감이 있다보니 스테빌의 윤활이 전부 말라서 철심 소음이 아주 심각합니다. 내부의 먼지도 제거하고 키캡도 PBT로 바꿔줄 겸 분해를 해두었습니다. 똑딱이 멈치식의 무나사 체결 방식이라 분해와 조립은 매우 쉬운 편입니다. 체리 특유의 무보강 무폼 설계라 가볍고 단출하기에 내부 청소 또한 쉽습니다.

 

키캡은 펀키스에서 구매해둔 아이페이 WoB 키캡과 창키캡을 조합해서 끼워줬습니다. 기본 키캡 대비 살짝 저음의 타건음을 만들고 묘하게 걸림이 조금 더 약하게 느껴집니다. 기본 키캡에서 느껴졌던 특유의 키캡의 달그락 거리는 감각은 약해진 만큼, 고유의 시원한 맛은 살짝 덜어졌습니다.

 

 

 

 

창키캡을 끼워두니 돌치 키캡과도 꽤나 잘 어울릴듯 하네요. 기본 키캡의 바랜듯한 색감도 레트로함을 더 강조하는듯 해서 나쁘지는 않았지만, 새키캡으로 갈아주니 신품 키보드로 바뀐듯한 느낌이 듭니다. 아쉽게도 아이페이 키캡은 넘패드 구간을 제공하지 않아서 넘패드에만 기본 키캡을 달아둬서 이질감이 있습니다.

 

 

 

 

스테빌은 크톡205로 윤활을 발라줬는데 철심 소리를 잡아줄 만큼 발라주고 나니 스테빌 구간만 키감이 먹먹해졌습니다. 넘패드 구간은 키캡도 그대로, 윤활도 하지 않았는데, 사용감이 덜한 것인지 소음이 좀 적은 편이네요.

 

 

 

 

기본 ABS 키캡과 PBT 키캡과 키감 차이가 생각보다 큽니다. 기본 ABS 키캡의 경우, 무보강 설계에 맞는 경쾌한 타건감을 주면서도 키캡의 두께감이 있어서 경박하지 않은 좋은 타건감을 갖고 있습니다. 제가 PBT 특유의 까실까실한 감촉을 좋아해서 그렇지, ABS 키캡도 두께감이 있는 준수한 퀄리티의 키캡이라면 충분히 좋은 키감과 소리를 만들어줍니다.

 

PBT 키캡의 경우 상대적으로 저음의 타건음을 만들며 묵직한 타건감을 줍니다. ABS 키캡과 달리 체리 스위치 특유의 사각거리는 감촉과 소리가 더 극대화 됩니다. 이런 기계식 스위치 특유의 서걱임을 즐기는 분들에게 PBT 키캡이 더 적합합니다.

 

각각의 매력은 확실한데, 이번 기회에 잘 다루지 않던 ABS 키캡을 구매해서 다뤄보는 것도 재미있을듯 하네요.

 

 

총평

 

체리 특유의 무보강 빌드에서 느껴지는 날것 그대로의 키감은 중독성이 있습니다. 요즘 유행하는 폼떡 빌드나 정숙성과는 정 반대의 키감이지만, 그렇기에 유행을 타지 않고 꾸준히 한결같은 매력을 뽐내줍니다. 레트로 키보드 마니아라면 나름 근본이라고 할 수 있는 G80 시리즈 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할 만큼 기계식 고유의 키감을 잘 뽑았습니다.

 

 

 

에필로그

 

분해가 쉽고, 무보강이라 디솔더링 없이 스위치 튜닝이 가능한 체리 키보드 이기에 스위치 교체 튜닝을 해보는 것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이 될듯 합니다. 다만, 지금은 오리지날이 가진 키감을 조금 더 맛보고 싶네요.

 

키캡을 어떤 것을 장착하는가에 따라 보여지는 느낌이 확 달리지기 때문에 키캡놀이를 하면서 이런저런 꾸미기를 해보는 것도 또 다른 소소한 재미가 되어줄 것으로 기대해봅니다.

 

 

 

 

오리지날 키캡을 다시 끼웠다 뺐다를 반복하다 모디열의 컨트롤, 알트 키캡을 하나씩 잃어버려서 예전에 펀키스 예약구매 특전으로 받았던 포인트 키캡을 끼웠는데 이게 블랙&화이트의 색감에 절묘하게 잘 어울립니다.

 

키감과 디자인 모두 유행을 타지 않고 오래 갈만한 GOAT 키보드 입니다.

 

 


 

 

타건영상:

 

https://youtu.be/mPMNtvZsUjQ

 

 

 

https://youtu.be/Kd5DaBHc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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