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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키보드 리뷰

큐센 DT35 87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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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제목을 보고 "중복 아닌가?","왜 리뷰 했던 걸 또 하지?" 싶은 분들도 있을 겁니다.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합니다. 저번에 리뷰했었던 DT35와 같은 이름이지만, 멤브레인이 아닌 기계식에 텐키리스 배열로 출시된 새로운 녀석입니다. 가격이 매우 저렴해서 가성비도 좋고 디자인도 괜찮아서 블랙과 화이트 두가지 색상을 같이 구매하였습니다.

 

 

 

 

스위치는 큐센에서 자체로 조달하는 전용 기계식 리니어 스위치입니다. 키압이 가벼운 민트축은 화이트로, 조금 더 무거운 키압의 애플민트축은 블랙으로 주문하였습니다.

 

그럼 멤브레인이 아닌 기계식의 DT35는 어떤 키보드인지 리뷰로 알려드리겠습니다.

 

 

언박싱

 

오픈 하기 전부터 박스가 구겨져있어서 기분도 구겨졌습니다. 큐센에서 주문을 하면 로젠 택배로 오는데, 이 로젠 택배는 10년 넘게 그래픽 카드고 키보드가 대충 던져대서 꼭 이렇게 포장이 멀쩡하게 오는 법이 없습니다. 제 집으로 오는 배달원이 문제인데, 다른집 주소가 써있다고 가져가라고 소리쳐도 싸가지 없게 쌩까고 그냥 가는건 기본이고, 배달 완료 가라쳐놓고 다음날 아침까지 배송이 안오기가 부지기수 입니다.

 

 

 

 

고객센터에 매번 컴플레인을 걸어봐도 배달원이 잘리지도 않고 그대로인거 보면 로젠 택배를 거르는게 맞습니다. 큐센 잘못은 아닌데, 배송사를 다른데로 바꿔줬으면 좋겠네요.

 

 

 

패키지에서 저가의 냄새가 났던 멤브레인의 DT35와 달리 비슷한 가격대의 독거미를 의식한 것인지 기계식의 DT35는 패키지가 보다 기계식 다운 모습입니다. 멤브레인과 기계식의 차이도 있고, 가격대가 거의 두배차이라고는 하지만 4만원대도 꽤나 (기계식 키보드 중에서는)저렴한 가성비 가격대임에도 패키지의 차이가 크게 느껴집니다.

 

 

 

 

풀배열인 멤브레인 DT35와는 달리 기계식 DT35는 텐키리스버전만 있습니다. 그래서 모델명에 구분을 위해서 87이 붙어 있습니다.

 

 

 

 

구성품은 설명가이드와 키보드 본품, 키캡과 스위치를 뽑는 멀티 풀러와 샘플용 여분 스위치 4개, C타입 케이블이 들어 있습니다. 특히, 제가 중요하게 보는 플라스틱 루프가 키보드 하우징 모양에 맞춰서 제공됩니다. 먼지에 얘민해서 아무리 빈약해도 이 플라스틱 커버를 주는걸 좋아하는데, 제법 튼튼한 편이라 만족스럽네요.

 

 

 

 

디자인

 

이 키보드가 DT35의 이름을 가진 이유는 멤브레인인 오리지날 DT35의 하우징 디자인을 그대로 본따왔기 때문입니다. 특유의 빅 베젤 디자인과 각도, 하우징 두께를 그대로 가져와서 레트로함을 살렸고, 여기에 GRB 조명과 충전/캡스락/페어링 상태 등을 알려주는 X자 모양의  인디케이터를 추가하여 기능미와 약간의 현대적인 변형을 주어 뉴-레트로 스러움을 잘 챙겼습니다.

 

 

 

 

 

 

좌상단의 큐센 로고는 없는 점이 오리지날 DT35와는 차이가 있는데, 로고가 이쁜 편이 아니라 호불호가 있고 그래서 깔끔 한 디자인을 위해 없애 버린게 오히려 낫다고 평가합니다.

 

 

 

 

화이트는 올리비아 컨셉의 색상으로 깔끔하게 마감했고, 블랙은 노랜색의 포인트 컬러와 잘 어울리는 푸른톤의 그레이 문자열 키캡으로 색상 조합을 이쁘게 골랐습니다. 개인적으로 화이트 보다는 블랙이 제 취향에 더 이쁘다고 느끼는데, 제가 구매한 블랙 모델을 잘 살펴보니 하우징 곳곳에 도색불량으로 보이는 찍힘자국과 얼룩이 있습니다. 이쁘긴 정말 이쁜데, 이 자국들이 은은한 것도 아니고 꽤 티나게 보여서 정말 아쉽네요.

 

 

 

 

요즘 트렌드에 맞춰서 분리형 C타입 단자와 케이블, 블루투스 페어링과 2.4Ghz 동글 3모드 연결을 지원합니다. 동글은 C타입 단자와 토글/전원 스위치가 있는 상단 사이드 배젤에 자석식으로 수납됩니다. 독거미와 똑같은 방식인데, 오른쪽 오프셋으로 비대칭 구조인 독거미와 달리 C타입 단자가 중앙정렬입니다.

 

 

 

 

넓은 상단 배젤의 남는 공간을 활용해서 이런 버튼과 인디케이터를 놔줬으면 좋았을 텐데, 불편하게 뒤에 있는 점은 아쉽습니다.특히나 저처럼 윈도우와 맥을 오가며 사용하는 환경에선 OS 토글을 위해 매번 키보드를 들어 올려 바꿔주는게 은근히 번거롭습니다.

 

키캡은 역시 제가 가장 좋아하는 PBT재질의 이중사출 키캡으로 두께감이 있고, 체리 프로필이라 제 취향에 딱 맞는 키캡입니다. 굳이 아쉬운 점을 꼽자면, DT35 특유의 두꺼운 하우징이라 장착된 키캡이 살짜 감싸는 듯한 연출로 기보강판의 높이를 낮춰줫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래도 키캡의 바닥면이 옆에서 보이지 않도록 약하게나마 감싸주는 연출을 해준 것은 잘한 부분입니다.

 

 

 

 

적당히 키캡이 하우징이 감싸여진 듯한 이런 디자인 연출을 해줘야 DT35같은 넓은 배젤이라도 그 속에서 샤프함을 줄 수 있어서 지나치게 둔탁하지 않고 세련미를 가져다 주기 때문에 아주 중요하게 관찰하는 부분입니다.

 

전원을 키면, RGB 백라이트가 점등 되는데, 블랙 모델의 경우 옐로우 포인트 컬러에 맞는 노란색 조명이 디폴트인 것이 깨알같은 디테일입니다. 광량은 적당하고, 우뚜게황과 비슷한 은은한 우유톤의 PC 보강판이라 너무 밝지도 약하지도 않게 적당히 은은한 광량을 보여 줍니다.

 

 

 

타건감

 

낭창거리며 유연하고 탄성이 있는 PC(아니면 FR4)재질로 보이는 보강판을 가지고 있습니다. 여러모로 독거미를 의식한 부분이라고 느껴지는데, 통울림이 제법 컸던 멤브레인 DT35와 달리 빵빵한 흡음재로 통울림을 잡고 PC재질의 보강판으로 커스텀 키보드의 키감을 과감하게 끌어왔습니다.

 

 

 

 

넓은 배젤과 두꺼운 하우징, 여기에 플라스틱 하우징 조합임에도 통울림을 확실하게 잡고 PC 보강판으로 깔끔한 소리와 타건감을 만들어 줍니다.

 

 

기본 제공되는 스위치도 키감이 좋습니다. 공장 윤활된 것인지는 몰라도 잡소리 하나 없이 깔끔하네요. 스위치 하우징에는 큐센의 로고가 새겨져 있는데, 이게 큐센이 자체 설계한 것인지 아니면 중국 공장에서 OEM으로 주문하고 로고만 새긴 것인지는 정보가 없어서 확인이 안됩니다.

 

 

 

 

큐센 스위치 이외에 오테뮤 스위치도 선택이 가능하고 독거미에서 인기가 높았던 저소음 피치도 제공 됩니다. 다만, 여기서도 저소음 피치가 인기가 높은 것인지, 제가 주문할때는 이미 품절이었습니다.

 

민트축은 독거미에서 리뷰했던 회목축과 비스한 스펙과 키감입니다. 제가 사용하기엔 조금 가볍긴 하지만, 회목축 처럼 깔끔한 키감을 느낄 수 있고, 키압이 낮은 만큼 손에 부담이 적어서 장타 습관이 있는 분들에게 추천할만한 스위치 입니다.

 

키압이 가벼운 편이다 보니 스페이스바에서 다소 먹먹함이 느껴집니다. 스페이스바 주변의 텅텅거림을 잡기 위해서 스위치 주변으로 흡음재를 꼼꼼하게 채워넣었는데, 아무래도 민트축이 저압이다 보니 반발력이 약해서 생기는 먹먹함이 있습니다. 키압이 더 높은 애플민트에서는 이런 먹먹함이 안느껴지기 때문에 저압인 민트축에서는 더 높은 키압의 스위치로 바꿔주거나 가압스프링으로 밸런스를 맞춰줄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민트축 보다는 키압이 더 높고 반발력도 갖춘 애플 민트가 더 좋습니다. 스펙상 초기 압력은 40g로 인트로가 가볍지만, 바닥압은 65g 수준인데, 비슷한 스펙인 게이트론 황축, 체리 적축보다 바닥압과 반발력이 체감하기에 더 강해서 키감이 재미집니다.

 

제가 좋아하는 크림축 55g와 비슷한 느낌인데, 흑축만큼 무겁지 않아 키압의 부담이 없으면서도 흑축에서 느낄 수 있는 쫄깃한 리니어의 키감을 느낄 수 있는, 매우 밸런스가 뛰어난 키감입니다. 리니어보다는 택타일류를 더 좋아함에도 이런류의 리니어 키감을 좋아해서 저와 같이 45g 이상 ~ 55g 이하 키압 구간을 선호하는 분들이라면 재미있게 즐길만한 키감입니다.

 

 

기판은 핫스왑이라 축교체는 쉬운 편이지만, 큐센 스위치가 체리 대비 하우징이 좀 더 큰 편입니다. 체리 스위치를 달아주면 헐거울 수가 있고, 반대로 큐센 스위치를 다른 기판이나 보강판에 이식할 경우 빡빡함에 기보강이 손상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총평

 

독거미가 쏘아올린 키보드의 상향 평준화가 스노우볼이 되었음을 느낍니다. 여기에, DT35의 디자인적 헤리티지와 레트로 스러움은 DT35만의 강점으로 꼽습니다.

 

글을 작성하면서 저압의 민트축이 확실히 편안함을 느꼈습니다. 특히, 최근에 손건강을 챙기면서 부담 없는 가벼운 키압에도 정제된 타건음과 깔끔한 타건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저의 손맛은 보다 더 고압인 애플 민트에 맞춰져 있어서 애플민트 축의 키감에 좀 더 점수를 높게 주고 싶습니다. 저의 최애 리니어인 노벨키 크림과 비슷한 밸런스가 좋은 키감입니다.

 

독거미와 비교하면, 키캡의 퀄리티는 DT35가 더 좋습니다. 색감은 물론이고, 사출 자국같은 자잘한 디테일과 두께감까지 제가 좋아하는 레오폴드의 키캡 못지 않은 훌륭한 퀄리티를 보여줍니다.

 

 

 

 

초기 불량일 수 있으나, 블랙 모델 하우징에서 도색불량과 찍힘이 있어서 뽑기 운이 좀 필요합니다.

 

 

에필로그

 

시즌 2 이사 전 블로그 운영 초창기에는 레오폴드 키보드를 기성품 중에서 최고로 여겼지만, 이제 더이상 레오폴드 키보드에만 연연할 필요가 없습니다. 토프레 무접점이나 체리 MX2A 스위치가 적용된 점은 여전히 매력적이지만, 독거미를 비롯하여 레오폴드, 엠스톤의 4분의 1가격밖에 안되는 4만원대에서 그들과 비빌 수 있는 퀄리티가 나와주는 점에서 키보드 시장의 전체적인 상향 평준화가 잘 느껴집니다.

 

 


타건영상:

 

https://youtu.be/PKrNwEBp0Qw

 

https://youtu.be/wu_GhETRG6s

 

 

 

레트로 디자인 키보드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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